소금항아리/읽은 시

[이승주]나는 아직 저 입술에 대해서는 말 못하네

뿌리기픈나무 2013. 4. 4. 21:45

 

 

 

나는 아직 저 입술에 대해서는 말 못하네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이 승 주

 

(여자는

입술 하나만으로도 여자다

라고 말한다면?)

 

전생이 붉은 지중해쯤일 것 같은 저 여자의

저녁 햇살에 빛나는 장미꽃 같은 입술

진홍색 루주를 바른 입술

 

나직이 노래하는 저 입술 위에

붉은 지중해의 잔물결이 아퀼라이즈처럼

내 이미 천명(天命)을 알지만

저 입술에 대해서는 아직

한 줄도 말 못하겠네

고백컨대 내 스스로 불혹(不惑)의 학교를 거부했다네

나이 들수록 붉은 포도주처럼 타오르는 저 입술

붉은 지중해의 심장에 꽃대를 내리고

한 송이 장미꽃을 피워올리는

한잔의, 진홍색 루주를 바른 입술

 

 


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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