소금항아리/읽은 시

인생 / 김동원

뿌리기픈나무 2013. 3. 16. 20:30

 

 

 

 

 인 생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김 동 원

 

만년을 껴안고 뒹굴어봐라 여자 다 아는가

천년을 낳아 봐라 남자 다 아는가

알 둥 말 둥 보일 둥 말 둥

그렇게  한세상 건너가면 되지

인간사 좋을 땐 한겨울도 꽃밭 같고,

뚱하면 등짝이 지옥 같다

우리 다 백년 새 하늘에 눕는 거 알지.

부모 자식 간도 삐걱거리는 소리 천 번 만 번인데

남은, 말할 게 없다

공연히 헛것에 마음 붕 떠서 떠돌지 마라

알고 보면, 이 힘들고 쓸쓸한 날, 행복의 모든 것이다